2025. 7. 28. 07:57ㆍ재난안전정보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은 전 국민의 98% 이상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카드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편의점, 카페, 병원, 심지어 전통시장까지 대부분의 결제가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로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현금 없는 사회로의 이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재난 상황에서는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가장 먼저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지진, 홍수, 정전, 사이버 공격 등 복합적인 재난이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 중 하나가 통신망과 전력망입니다. 통신망이 마비되면 카드 단말기, POS 시스템, 모바일 페이, QR 결제 모두 작동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돈이 통장에 있거나 카드에 한도가 남아 있어도, 결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ATM 기기도 전기가 끊기면 사용할 수 없으며, 인터넷 뱅킹도 통신 장애로 접근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현금’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평소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거나, 집에 보관해두는 습관이 없다 보니 정작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현금이 왜 중요한지,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1. 왜 재난 상황에서는 현금이 필요한가?
재난 상황이 되면 사회 전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특히 금융 및 결제 시스템의 마비는 단기간 내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2022년 경북 포항 지진 당시, 시내 전력과 통신이 수 시간 이상 중단되면서 마트, 편의점, 병원 등에서 카드 결제와 모바일 결제가 불가능해졌고, 유일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었던 방법은 현금 결제였습니다.
현금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카드 결제 불가: 정전, 통신 마비로 인해 단말기 사용 불가
- ATM 기기 마비: 전력 중단 또는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작동 불가
- 온라인 뱅킹 불가: 인터넷 연결 불가, 모바일 앱 로그인 불가
- 현장 거래 선호: 재난 상황에서 상인들이 간편하게 거래를 마치기 위해 현금만 받는 경우 증가
이처럼 디지털 사회에서 ‘현금’은 재난 시 최후의 결제 수단으로 기능합니다. 식수, 즉석식품, 배터리, 약품 등 긴급 생활 필수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현금이 필요하며, 심지어 대피소 근처의 임시상점이나 야시장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도 현금은 유일한 거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2. 어느 정도 금액과 어떤 단위로 준비해야 하나?
재난 상황에 대비해 준비해야 하는 현금의 액수와 종류는 가족 구성원 수, 거주 지역, 예상되는 재난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3일간 생존할 수 있는 생활비’를 기준으로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부와 행정안전부의 재난 대응 매뉴얼에서도 “최소 72시간의 자력 생존”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준비 권장 금액 (성인 1인 기준)
| 구분 | 권장 현금 금액 | 용도 예시 |
| 생존물자 구입 | 50,000원 ~ 70,000원 | 생수, 식량, 건전지, 응급약품 등 |
| 이동·교통비 | 10,000원 ~ 20,000원 | 대중교통, 임시 차량 이용 |
| 비상 의료·위생용품 | 10,000원 | 파스, 진통제, 마스크, 생리대 등 |
| 예비 자금 | 20,000원 | 대피소 외부 지출 대비 |
총 권장 금액: 성인 1인당 약 100,000원 / 4인 가족 기준 40만원
▸ 권장 화폐 단위
- 1,000원권 / 5,000원권 / 10,000원권 위주
- 지폐는 소액 위주로 분할 보관, 고액권은 지양
- 동전은 가급적 피하되, 1,000원 이하 지폐가 없다면 일부 확보도 고려
침수나 화재 발생 시, 금고 안에 고액권이 있었다고 해도 소용이 없을 수 있습니다. 현금은 내열 또는 방수 지갑, 또는 휴대 생존가방 내 방수 파우치에 분산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3. 현금 외에도 필요한 재난 대비 금융 습관
현금 외에도 금융적 회복탄력성(financial resilience)을 높이기 위한 준비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돈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재난 이후 생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준비 체계를 말합니다.
▸ 가족별 비상금 분산 보관
- 가족 구성원 각자가 일정 금액의 현금을 개별 생존가방 또는 지갑에 나눠 보관
- 보호자가 실종되거나 연락이 두절될 경우를 대비해 아이에게도 소액 보관(단, 연령 고려)
▸ 주요 은행/카드사 연락처 별도 기록
- 모바일 연락처 외에도 종이 수첩 등에 비상 연락처, 계좌번호, 카드 분실 신고번호 메모
- 주민등록번호, 보험증서 사본, 신분증 사본도 함께 보관
▸ 재난 전용 금융상품 검토
- 일부 보험사에서는 재난 상황 긴급자금 선지급 특약을 제공
- 긴급재난지원금 연계 카드 등록 여부도 사전 확인
이러한 준비는 단지 ‘경제적인 보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난 이후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현금은 단기적 생존 수단, 금융 기록은 중장기적 회복 수단으로 각각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둘 다 중요합니다.
4. 현금 준비는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공동체 차원의 인식 전환 필요
재난 시 현금을 준비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생존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복구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민 대다수가 현금을 준비하지 않아 현장 거래가 어렵다면, 구호물자 유통 속도도 늦어지고, 혼란은 더욱 가중됩니다.
따라서 마을, 공동체, 학교, 복지기관 등에서는 재난 금융 교육을 일상적으로 실시하고, 현금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일부 지자체에서 재난 생존가방 안에 '표준 현금 패키지'를 포함한 캠페인도 시행하고 있으며, 재난 안전 교육 시 모의 현금 사용 훈련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고령층, 장애인, 청소년 등 현금 접근성이 낮은 계층을 위한 '현금 대리관리 시스템' 구축도 사회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복지시설에서는 시설장 또는 보호자가 일정 금액을 관리하고, 필요 시 지급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긴박한 순간에 사람 간 신뢰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재난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오며, 우리의 일상적인 시스템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킵니다. 이럴 때 가장 실용적인 생존 도구 중 하나가 바로 작은 지폐 몇 장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아갑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시대에도, 결국 현금은 전기와 통신이 멈춘 세계에서 유일하게 작동하는 화폐입니다. 가족과 자신을 위해, 지금 당장 생존가방이나 자주 쓰는 가방 속에 소액의 현금을 준비해 두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것이 여러분의 생존 확률을 확실히 높여줄 작은 실천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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