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재난안전정보] UN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 정책이 한국에 미친 영향

2025. 7. 30. 15:03재난안전정보

자연재해와 인적 재난의 피해가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국제사회는 재난 위험을 단순히 개별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 과제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반부터 국제기구들은 재난 위험 경감(DRR: Disaster Risk Reduction) 개념을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 중심에 있는 기관이 바로 UN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다.

UNDRR은 유엔 산하 공식 기구로, 전 세계 각국의 재난위험 경감을 위해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각국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 학계, 시민사회 등과의 협업을 통해 재난 대응 역량을 구조적으로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15년 일본 센다이에서 채택된 ‘센다이 재난위험경감 프레임워크(SFDRR)’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재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 기준을 바탕으로 국내 재난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재난 대응 전략, 법률, 지방정부 정책, 시민 교육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UNDRR 정책이 한국에 어떤 구체적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4가지 핵심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UNDRR 정책이 한국에 미친 영향

 

1. 정책 체계 변화: SFDRR 도입 이후 ‘재난관리법’이 개정되다

UNDRR은 각국 정부에 재난 예방과 경감을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를 권고해왔다. 한국은 과거 ‘사고 발생 후 대응’ 중심이었던 구조적 재난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 복구, 회복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2015년 이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개정이다. 한국 정부는 ‘위험 기반 접근’과 ‘지역 기반 재난 대응’ 개념을 법률에 반영하면서, 단순히 중앙정부 주도의 대응 체계에서 지역과 시민이 참여하는 분산형 재난관리 체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구분 개정 전 개정 후
접근 방식 재난 발생 후 대응 중심 사전 예방·복구 중심
주체 구조 중앙 정부 위주 지역·시민 참여형
평가 체계 피해 복구 평가 위험 사전 진단과 경감 중심
 

핵심 요약
UNDRR의 정책은 한국의 재난 관련 법과 계획을 위험 기반 구조로 근본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다.

 

 

2. 지방정부의 역할 확대와 ‘회복탄력성 도시’ 정책 도입

UNDRR은 세계 각국에 ‘Resilient Cities(회복력 있는 도시)’ 프로그램 참여를 권장해 왔으며, 한국의 지방정부 다수가 이 정책에 참여했다.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대구광역시 등 주요 도시들은 UNDRR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역 재난 리스크 평가, 도시 기반시설 취약성 진단, 시민 훈련 프로그램 확대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도시 회복력 자가진단 시스템’을 구축해 매년 재난위험지수를 자체 산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도시계획을 보완하고 있다. 부산시는 2022년부터 ‘기후재난 대응 종합계획’을 수립해 열섬현상, 폭우, 해수면 상승 등에 대응하는 인프라 투자를 추진 중이다.


도시 주요 이행 내용 UNDRR 연계 정책
서울 회복력 지수 도입, 대피소 정비 회복탄력성 도시 10가지 체크리스트 이행
인천 항만지역 재난 시뮬레이션 훈련 기후 기반 위험 분석
대구 시민 참여형 재난 교육 확대 지역 기반 리스크 대응계획 수립
 

핵심 요약
UNDRR 정책은 지방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 평가와 시민 보호를 병행하는 구조로 움직이도록 촉진했다.

 

 

3. 민간 협력 및 데이터 기반 정책 확대

UNDRR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강조한다. 한국은 이에 발맞춰 기업의 재난 대비 책임 강화, 민관 합동 훈련, 데이터 기반 대응 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했다.

특히 국내 보험업계는 UNDRR의 정책을 참고하여 ‘재난 리스크 평가 기반 상품 개발’을 시작했고,
스마트시티 사업에서는 IoT 기반의 실시간 대피 안내, 기후센서 연계 경보 시스템, 모바일 위험 알림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정부 역시 UNDRR의 권고를 받아들여 2020년부터 ‘재난안전데이터 표준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며,
현재는 국토교통부, 환경부, 기상청, 소방청 등의 데이터를 통합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연동하고 있다.


영역 UNDRR 권고 한국의 실행
민간 역할 리스크 공유, 자율 준비 기업 재난대응 가이드라인 도입
데이터 활용 위험 정보 개방, 조기경보 실시간 통합 재난정보 포털 구축
 

핵심 요약
민간과 데이터 중심 접근이 강화되면서, 재난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대응 속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4. 국제 연계와 미래 대응 전략 수립

한국은 UNDRR의 글로벌 협력 요청에 따라 다양한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기후재난, 감염병, 복합 재난 등 미래형 위험에 대한 정책 대응 체계도 수립 중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DRR 플랫폼’ 공동 의장국으로서
지역 내 재난 대응 공동체 구축에 앞장서고 있으며,
‘글로벌 재난리스크 평가 보고서(Global Assessment Report)’ 작성에도 협력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와 행정안전부는 UNDRR이 제안한 ‘재난 교육 통합 모델’을 기반으로
학교 중심의 재난대응 교육과정, 생존체험교육, 재난 취약계층 맞춤 콘텐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형 대응모델(K-DRR)은 2024년부터 아세안 국가에 수출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국내에서 축적한 대응 체계를 글로벌 표준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항목 국제적 연계 사례
국제협력 아시아 DRR 공동 의장, UN 보고서 협업
미래 전략 감염병-기후 복합재난 대응 시나리오 구축
교육 개편 학교 재난 교육과정 표준화, 취약계층 맞춤 콘텐츠
 

핵심 요약
UNDRR은 한국이 글로벌 재난 대응 허브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에 대응해 자국형 재난 전략을 국제표준화하는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UNDRR은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라, 국제적 합의와 이행을 유도하는 정책 플랫폼이다.
한국은 UNDRR의 정책 철학과 가이드라인을 수용하면서
재난 대응 방식 자체를 구조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응과 복구에 집중되던 한국의 재난 정책이
이제는 위험 분석, 사전 예방, 회복력 강화, 국제협력까지 아우르는 전략 체계로 확장되었다.

결과적으로 UNDRR은 한국이 재난을 기술과 시스템 중심으로만 대응하는 국가에서,
사람 중심, 지역 중심, 국제 협력 중심의 국가로 전환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앞으로 한국은 UNDRR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글로벌 재난 대응을 선도하는 ‘모범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